Monday, October 20, 2014

자카 타룹과 나왕울란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자카 타룹과 나왕울란
자카르타 경제신문 14-10-19 19:44

인도네시아의 설화 중에는 한국의 설화와 유사한 것이 상당히 많다. <자카 타룹과 나왕울란> 설화 역시 그렇다. 오늘은 이 설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마가렛(Margareth Theresia)에 의하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자카 타룹(Jaka Tarub)이라는 사냥꾼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사냥하다가 연못에서 7명의 선녀들이 목욕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한 선녀의 날개옷을 훔쳤다. 목욕한 후 6명의 선녀들은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그러나 나왕울란(Nawangwulan)이라는 선녀는 날개옷이 없어서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울기만 했다. 자카 타룹은 나왕울란을 도와주는 척했다. 밤이 되자 나왕울란은 자카 타룹 집으로 갔다.

결국 자카 타룹과 나왕울란은 결혼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나왕시(Nawangsih)라는 딸을 낳았다. 이들은 아주 행복하게 지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쌀 보관 장소에는 쌀이 많이 있었다. 나왕울란이 한 톨의 쌀로 몇 그릇의 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카 타룹은 이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쌀이 많이 남은 이유가 매우 궁금했다. 나왕울란이 절대 물어보지 말라고 했지만 여전히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나왕울란이 집에 없을 때 밥솥 뚜껑을 열어 보았다. 그러자 그때부터 나왕울란은 보통 여자가 되고 말았다.

이후 남은 쌀은 빨리 없어졌다. 쌀이 조금밖에 안 남았을 때 나왕울란은 자카 타룹이 곡식 보관 장소에 숨겨 놓은 날개옷을 발견했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나왕시에게는 매일 우유를 먹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자카 타룹에게는 절대 자기 앞에 다시 나타나지 말라고 했다.

이후 자카 타룹은 키 아긍 타룹(Ki Ageng Tarub)이라는 마을의 지도자가 되어 마자파힛(Majapahit) 왕국의 브라위자야(Brawijaya) 왕과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브라위자야 왕이 키 아긍 타룹에게 캬이 마헤사 눌라르(Kyai Mahesa Nular)라는 신성한 칼을 보냈다. 칼을 가져온 사절은 키 부윳 마사하르(Ki Buyut Masahar)와 본단 크자완(Bondan Kejawan)이었다. 키 아긍 타룹은 본단 크자완이 브라위자야 왕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자신의 마을에서 같이 살자고 했다.

본단 크자완은 키 아긍 타룹의 양자가 되어 름부 페텡(Lembu Peteng)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리고 나왕시와 결혼했다. 자카 타룹이 죽자 름부 페텡은 새로운 키 아긍 타룹이 되었다. 나왕시는 키 그타스 판다와(Ki Getas Pandawa)라는 아들을 낳았다. 이후 키 그타스 판다와의 부인은 키 아긍 슬라(Ki Ageng Sela)라는 아들을 낳았다. 키 아긍 슬라의 증손자인 파넴바한 스나파티(Panembahan Senapati)는 마타람(Mataram) 왕국을 건국하였다.

이와 같은 내용은 한국의 <선녀와 나무꾼> 설화를 연상케 한다. 비천한 신분의 남성이 선녀와 결혼을 하였지만 금기시 되는 약속을 어김으로써 헤어지고 만다는 전반부의 이야기는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설화는 후반부 내용을 통해서는 마타람 왕국을 건국한 파넴바한 스나파티 왕이 선녀의 후손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마타람 왕국의 신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설화에 건국신화적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