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27, 2014

건기 공주(Puteri Kemarau)



신영덕교수의 인니이야기 | 건기 공주(Puteri Kemarau)
자카르타 경제신문14-10-26 20:10
옛날 이야기 중에는 사람을 희생 제물로 바친다는 인신공희(人身供犧)설화가 많다.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 이삭을 바치라고 하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아브라함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동서양에는 이와 유사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은 인도네시아의 <건기 공주>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마가렛(Margareth Theresia, 경희대 대학원)에 의하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에 남부 수마트라에 즐리따니(Jelitani)라는 공주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건기에 태어나서 사람들은건기공주라고 불렀다. 공주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현명한 왕이어서 왕국은 평화롭고 풍요로웠다.
그런데어느 날 건기가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서 호수 및 강이 말라버렸다. 초원이 햇빛 때문에 모두 타버렸다. 소와 닭들이 죽어버리자 백성들은 기아에 허덕이었다. 왕은해법을 찾기 위해 예언자를 만났다. 그러나수백예언자를 만나도 해법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왕은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마을에 초능력을 가진 예언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왕은 그 예언자를 찾아 갔다.
“예언자님, 우리나라의 백성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해결 방법을 알려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예언자는 “전하, 해답은 공주의 꿈에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왕은“그럼, 공주에게 물어보겠습니다”라고 말한 후 곧 왕궁으로 돌아갔다.
왕궁에 도착했을 때 왕궁 공원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공주의 모습을 보았다.
왕은 공주에게 “아버지가 초능력이 있는 예언자를 만났다.”라고 말했다.
공주는 아버지에게 물었다.”예언자님께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예언자님은해법이 공주의 꿈에서 나올 거라고 말했다. 혹시 공주가 꿈을 꾸었는가?”
건기 공주는 “아직 안 꾸었습니다, 아바마마. 그렇지만 이런 문제는 하느님에게 맡겨야만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공주의 말을 듣고 왕은 깜짝 놀랐다. 딸이 매우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왕은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였다. “네 말이 맞다. 네 말을 들으면서 아버지가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공주야!”
공주는 왕에게 백성들과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자고 했다.며칠 후 공주의 꿈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타났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딸아, 우리나라 여자 중 한명이 바다에 몸을 바치면 고생이 끝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공주는 아버지에게 꿈을 전했다. 알고 보니 왕도 똑같은 꿈을 꾸었다. 다음 날 왕은 모든 백성들을 모이게 했다.
“사랑하는 백성들아, 여자 한명이바다에 몸을 바치면 우리의 고생은 끝날 것이다. 누가 우리나라를 위해 나설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모든 여자들이 무서워 하며 왕의 물음에 대답을 못 했다. 이때갑자기 공주가 일어나서 “제가사랑하는 백성과 아바마마를 위해 희생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모든 백성들이 깜짝 놀랐다. 특히 왕이 당황했다. 공주는 외동딸이라서 죽으면 대를 이을 자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안돼! 아버지에게는 자식이 너밖에 없다. 넌 이 나라의 여왕이 되어야 한다. 안 된다!” 라고 왕이 외쳤다.
그렇지만 왕은공주의 뜻을 바꿀 수 없었다. 공주는“이것은 제 운명이옵니다”라고 말했다.
그 날 밤 왕은 슬펐지만 공주를 데리고 절벽으로 갔다. 바다에 바쳐지기 전에 공주는“아바마마, 저의모든 실수를 용서하옵소서.”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서 왕은 울었다. 그렇지만 딸을 말릴 수 없었다.
건기 공주는 바다에 몸을 바쳤다. 공주의 몸이 바다에 닿을 때 비구름이 몰려왔고 천둥이 쳤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비가 왔다. 나라에 물이 다시 풍부해졌다. 모든 백성들이 기뻐했다. 그러나 왕은 슬펐다. 나라가 다시 풍요로워졌지만 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비가 많이 내리자왕이 절벽을 떠났다.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피곤해서 잠을잤다. 꿈에서 “절벽으로 다시 가라! 딸을 만나라!”라고 하는큰 소리를 들었다. 너무 깜짝 놀라서 왕은다시 절벽으로 갔다. 절벽에 도착한 왕은 산호 위에 서 있는 공주를 보았다. 왕과 백성들이진심으로 희생 제물을 바쳐서 하느님이 공주의 목숨을 건져준 것이었다.
왕은 “하느님,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감사를 한 후에 왕은 공주를 왕궁으로 데리고 왔다. 몇년후에 공주는 여왕이 되었다.
이상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건기 공주> 이야기는 인신공희(人身供犧)설화를 근원설화로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목적을 위해 젊은 처녀가 바다에 자신을 희생제물로 바친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심청전>과 유사하다. 외동딸이라는 점, 희생제물이 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죽지 않고 나중에 여왕 혹은 황후가 된다는 점 등은 특히 그러하다. 물론 두 이야기에는 차이점도 많이 있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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