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새기는 현대적 축제 (구비문학과 지역축제의 상생을 위하여)

안이영노 . 김광욱
요약자: 마가렛 테레시아

1.   무엇이 문제인가
구비문학을 모티브로 삼는 지역축제가 졸속으로 제작되고, 영세한 행사로 남게된 문제점은 어찌보면 축제양식이 바로 서지 않은 것뿐 아니라 구비문학적 내용이충실하게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비문학 연구자통의 문제점을 함께 파악함으로써 개선될 소지가 보인다. 구비문학이 일상의 문학 혹은 생활문학이라는 관점은 연구 대상의 확장을 가져 왔으며, 이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학문외적 상황과 맞물려 구비문학 연구방법의 새로운 길 찾기로 이어졌다. 축제는 전국에서 하루에 3개 정도로 열리고 있으니 대표적 삶의 문화중 하나로 할 수 있다. 상당히 많은 양의 축제가 다양한 주제와 내용으로 열리고 있고, 그 중에는 구비문학을 근거로 하는 축제도 있다. 구비문학 연구자가 축제의 존림 근거와 지속성을 담보해주고, 축제 기획자는 이를 바탕으로 많은 콘텐츠들을 기확하고 제작해내면 될 것 같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2.   사례분석을 통해 본 지역축제
2.1.     구비문학의 본질적 요소들이 잘 드러나는가: 정선 아리랑제
아리랑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요로, 전국적으로 200여 종이 전승되어 양적인 면에서도 풍부할 뿐 아니라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지역축제의 소재로 삼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특히 정선 아리랑은 나물뜯기, 밭매기, 나무하기 등과 같이 일상에서 구연되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주된 기능은 놀이와 펴출의 기능이다. 정선 아리랑은 축제의 목표인 지역민들의 유개감 형성과 국민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수행내기에 적격인 소재이다. 그런 소재의 첨신성과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연구개벌이 심도 있게 행해지지 않은 전형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정선 아리랑제와 군민의 날 행사가 겸해서 진행되지만, 주는 군민의 날 행사이며 정선 아리랑 시연은 행사명 그대로 시연에 그치는 요식적 행사에 불과하다. ‘정선 아리랑제라는 제목을 무색케 하는 부분이다. 정선 아리랑이 구연되는 장소도 밭이나 논과 같은 삶의 터전이 아니라 공설운동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이루어진다. 구연자들의 복장은 땀냄새 물씬 풍기는 일상복이 아니라 곱게 다려진 한복이다. 힘든 일상에 지친 자신을 마음껏 표출하여 잠시나마 일탈의 공간으로 옮겨갈 수 있게 하는 정선 아리랑의 참맛은 사라져 버렸다.
 구비문학이 생겨나고 구연되는 곳은 일상의 현장이다. 정선 아리랑을 자연스럽게 익혀 즐길 수 있는 자생적 토대가 정선 아리랑제를 통해 더욱 굳건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맥락에서 탈각하여 단편적인 공연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정선의 주민들은 아리랑을 전승시켜왔던 주체에서 구경꾼의러 전락하였고, 그만큼 축제의 본질인 흥미가 반감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선 아리랑은 공연으로 들려줄 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민요이다. 창자와 청자사이의 소통이 단절된 정선 아리랑은 그 생명력을 잃고 쇠퇴되는 것이다. 정선 아리랑의 생명력을되찾기 위하여, 축제 기획자와 구비문학 전공자는 상호간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정선 아리랑의 본질적 요소를 드러낼 수 있는 축제의 표현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구비문학 전공자들도 축제기획에 참여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있는 것이다.
2.2.     구비문학 잔공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진도 영등축제
진도의 영등축제 (이하 영등제)는 지역축제 중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란다. 영등제는 지역 축제 중에서 관의 주도하에 발전하는 대표적인 축제 모형이 되었으며 문화관광부에서는 영등제를 우수축제로 선정하였다. 축제를 위해 다양한 문화자원들을 단순히 나열할 경우 내실있는 축재가 되기는 어렵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민속자원의 분야가 다양한 만큼 일관성 있게 축제를 기힉하기 어렵고, 참가자의 측면에서는 행사 진행이 산만해져 흥미가 반감될수 있기 때문이다.
영등살놀이라 하여 뽕할머니 전설을 실제적으로 축제현장의 시,공간에 맞게 재현하도록 기획한 것이다. 주 행사 가운데 절정을 이루는 영등살놀이는 전통소재를 바탕으로 종합하여 근래 개발된 것으로, 이전까지 영등제에서 행하지 않았던 신전통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다.

서사단락
행사명
진행
1
뽕할머니를 회동에 남겨두고 주민 모두 피난을 떠났다. (피난 단락)
떳목놀이
신기마을 주민들이 회동에서 모도로 건너 감.
2
뽕할머니는 불치바우에서 가족들과 만나게 해달라고 용왕님께 빌었다. (기원 단락)
용왕제
용왕제를 지냄.
뽕할머니 만남기원 및 농악놀이
바닷물이 갈라지 전 농악놀이를 하며 만남을 기원.
3
무지개 모양으로 바다가 갈라져 피난갔던 가족들과 만났다. (상봉 단락)
바닷길 대영합회
회동과 모도 주민들이 바닷길을 걸음.
뽕할머니 상봉
뽕할머니와 가족 상봉의 재현
4
뽕할머니는 기진해서 죽고 신령이 되어 올라갔다. (죽음 단락)
씻김굿
씻김굿을 간략히 공연함.
진도 만가
만가를 구연하며 퇴장.
구비문학 전공자들이 그동안 축제 제작과정에서 배제되어온 이유 중 하나는 이처럼 생산적이지 못한 논의방식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문제를 제기하고 현실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축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몫임에도, 문제제기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방관자적인 입장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축제 안에서 구비문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끊암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개발 분야는 구비문학 전공자들이 적극적으로 담당해야할 몫이다.
2.3.     지역 축제의 지향해야할 방향은: 단양 온달문화축제
온달문화축제는 온달 문화축제 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충북 단양에서 치러진다. 온달문화축제는 축제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구려 장수 온달을 소재로 한 축제다. 단양지역에는 고구려 시대의 산성인 온달산성을 증거물로 삼는 온달.평강 설화가 전승된다. 그러나 아직 짧은 역사 탓에 세부 행사 양은 32개 종목으로 많지 않고, 행사의 질적인 면도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고구려 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되살리는 프로그람이 주행사로는 기획되어 있지 않고, 온달 장군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온달장군 선발대회’, ‘온달 마당극’, ‘온달장군 승전 행렬 및 온달.평강 가면 가장 행렬’, ‘온달.평강 사랑노래’, ‘온달장군 진혼제등을 들 수 있다.
단양의 온달문화제는 행사내용 기획의 일관성이 없으며, 프로그램간의 유기성이 매우 미흡하다. 단양지역에서 전해내려오는 온달.평강설화가 어떤 종류로 얼마나 있으며, 단양민들이 어떻게 표상화시키고 있는제 등의 기본조사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 단영민들이 희로애락을 표출하는 구비문학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이를 어떻게 온달 설화와 연계시켜야 하는지도 연구하여 온달 설화가 축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승될 수 있도록 콘텐츠로 개발되어야 한다. 또 구비문학 연구가 텍스트의 가치나, 구조분석, 전승 집단의 의식 등에 치우쳐 진행되어온 지금의 한계를 넘어서는 축제조직과 축제공간 구성 자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2.4.     사례간 비교: 구비문학과 축제양식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오늘날의 축제수용자들과 만나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축제의 유형은 구비문학과 축제양식 중 어디에 비중을 둘 것인가에 따라 나눌 수 있다. 구비문학을 바탕으로 한 축제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모형들을 잘 드러내어준다. 첫째, 정선 아리랑제는 축제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구비문학의 본질적 요소가 잘 들어갔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사례로 다루었다. 둘째, 진도 영등축제는 구비문학과 관련된 축제의 제작이 있어, 구비문학 전공자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예시하는 것으로, 비교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단양 온달문화축제는 지역축제가 지향할 방향을 파악하는 사례로서, 성공적 사례라고 할 수는 없다.
위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비문학을 다루는 축제는 다음과 같이 현실적 유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1) 구비문학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축제이고; (2) 구비문학적 모티브를 갖거나, 그 모티브를 따온 현대적 행사이고; (3) 구비문학적 표현양식이 예술공연 양식으로 잘 드러나거나 고유한 축제양식으로 전환이다. 구비문학과 축제양식 중 무엇을 잘 구현할 것인가 점이 관심이 될 수 있다.
3.   입으로 새기는 현대적 축제의 선행 조건
3.1.     자발적이고 자치적인 조직환경 마련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지역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축제를 만들어갈 경우에는 지역 내에 구비문학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면서 축제를 통해 잠재적 역량이 집결되기 때문에 축제의 기초가 자연스럽게 공고히 되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축제는 생동젇으로 발전하게 된다. 축제는 시민이 주도하여야 자생력을 갖출 수 있고,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현재 지역축제가 도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근본이유는 사만들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담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아다. 지역축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3.2.     전문기획자와 개발인력
또 한 가지 문제는 축제의 상후 평가작업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축제평가 작업이 축제 개별행사가 얼마나 잘 치루어졌는가, 얼마나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가 발생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가로 끝나선 안 된다. 지금까지 축제가 벌어지고 마무리되어가는 과정에서 구비문학 전공자의 역할은 축제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는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다. 현재의 지역 문화축제는 풍부한 싱무경험과 기반 지식을 갖춘축제전문 기획자와 함께, 구비문학 전공자를 비롯한 콘텐츠 개발인력이 공동작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3.3.     잠재적이고 자생적인 콘텐츠의 발굴
구비문학에서는 일상문학 혹은 생활문학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축제기획에서는 자생적 콘텐츠 혹은 잠재적 콘텐츠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자생적 콘텐츠는 별다른 지원없이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발전시킨 콘텐츠이기 때문에, 축제의 테마로 삼았을 때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잠재적 콘텐츠는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창조되고 또 지금 형성 중인 것으로, 축제를 통해 더욱 발전하고 새롭게 서사구조를 갖게 될 가능성을 지닌 것들이다. 자생적 콘텐츠를 발굴하고 모으는 역할은 축제 기획자의 것이라기보다는 축제 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가들의 것이다. 구비문학 전공자들이나 민속학자, 또 문화인류학자들과 지역사회 연구자들은 바로 일상문화로부터 현재진행형의 콘텐츠를 찾아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3.4.     정리: 구비문학 전공자의 역할
첫째, 축제기획자들이 구비문학적 소재를 충실히 다루는 데 소홀하였던 예와 축제 이벤트의 표현방식에 있어 상대적으로 충실하지 못하거나 무지한 경우로 나누어질 수 있다. 둘째, 축제제작의 과정상 기획과 개발이 원활하게 연결되지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셋째, 오늘날 축제의 질을 담보하고 축제의 경쟁력을 마련하는 것은 행사시규모보다 내용적 부분아 되고 있다. 넷째, 구비문학 전공자들과 인문학도들은 좀더 본격적으로 축제의 제작 매카니즘과 전략적 기획과정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섯째, 문학 텍스트를 문헌연구에 한정시키지 않고, 새로운 문학텍스트로 거듭하는 축제 (즉 문학 텍스트로서의 축제구현)을 직접적인 텍스트로 다룰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 구비문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지역축제는 문학적 텍스트나 역사적 전통, 문화유산이 아니라 오늘날 거듭 해석되고 축제 당일에 거듭 만들어지는 것이어야 한다.
(1) 평가서를 통해 축제제작에 대해 비판을 수행하면서, 추상적인 대안 제시를 넘지 못하는 연구관행, (2) 복원과 고증 위주로 축제 아이템을 바라보는 콘텐츠 이해방식, 그리고 (3) 과학적인 기획이나 체계적인 전략에 따른 프로그램 개발보다는 예술가에게 부여된 주관적 상상력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준연출적 습성 등을 짚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ㅙ서라더 구비문학 전공자를 비롯한 인문학도가 축제 기획과 제작 매카니즘을 본격적인 연구분야로 대할 필요가 있다. 또 과거의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나아가 현대적 생활와 융합하고 퓨전을 만들어내는 문화콘텐츠 개발의 관점을 철저히 훈련해볼 필요가 있다.
4.   입으로 새기는 현대적 축제의 모형 귀신 축제
현행 서울 정기 축제의 문제점
축제의 컨셉트
시민 참여 중심의 축제가 없다.
시민 자치 중심의 참여형 축제.
축제의 소재는 전통아니면 현대라는 양극화 현상으로 축제별 참여층이제한된다.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를 결합한 퓨전 테마 축제.
축제의 개최 시기가 9월과10월에 집중되어 있다.
한 여름의 열대야를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축제.
이벤트 위주의 콘텐츠로 소비적 축제가 대부분이다.
잠재적이고 자생적인 콘텐츠를 문화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생산적 네트워크 축제.

축제의 개최 시기가 한여름인 점을 감안하여 여름철 문화코드인 공포에서 테마를 찾기로 하였고, 아직 한국에는 없는 귀신을 테마로 하는 축제를 기획하기로 하였다. 귀신 이야기는 자기가 경험한 이야기에서부터 동네 전설까지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정기 모임이 있어 직접 만나 무서운 경험이나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한다. 이들은 대상으로 하여 축제의 콘텐츠를 개발할 때 축제는 자생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5.   전망 구비문학과 축제의 상생적 만남을 기대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축제의 자생성을 마련하기 위해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세부적인 방안도 연구되어야 할 것이며, 구비문학 전공자가 전문 기획자가 되기 위한 과제연구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생력을 갖춘 축제를 개발하고 성공하여 일반 시민들에게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검증 받아야 할 것이다. 구비문학 정공자글이 고민해야 할 축제의 모습은 한 마디로 입으로 새기고 전하여 오늘날에 맞게 누릴 수 있는축제이다. , 축제를 위해 구비문학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통해 구비문학이 살아나게 하여야 한다.


구비口碑는 입으로 새긴다는 뜻이고, 축제祝祭는 기억하고 제사를 지내며 서로 논다는 뜻이니, 바로 오늘에 새기는 과거이다. 구비문학도들은 문학 텍스트로서의 축제를 바라보고, 현대적 삶의 세계로 녹아드는 구비문학을 추구하는 것이다. 입으로 전하고 입으로 새기는 현대축제, 이러한 축제를 통해 문학이 살아나고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적 축제, 축제적 문학을 위해 축제 개발자가 할 일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Sastra Korea UI? Hmmm......

인도네시아 민요 소개

Call for Applications: 2022-2023 LG Global School